리서치 › 자금 배분
조건에 맞는 종목을 찾는 것과 그걸 실제로 사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. 스크리너가 서른 개를 띄워도 계좌에 동시에 담을 수 있는 자리는 정해져 있습니다. 그 자리를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종목을 고르는 일보다 결과를 크게 좌우한다는 것을, 신호는 그대로 두고 자금 규칙만 바꿔가며 확인했습니다.
← 앞선 글: 왕복 1%면 거래 절반이 본전 아래로 간다같은 매수 조건을 두고 후보군만 넓혔습니다. 시가총액 상위 150위까지만 보다가 500위까지 넓히는 식입니다. 상식적으로는 그물을 넓게 치면 더 많이 잡혀야 합니다. 실제로 신호는 5,299건에서 9,738건으로 84% 늘었습니다.
그런데 계좌가 실제로 산 종목 수는 거의 그대로였습니다.
| 후보 범위 | 종목 수 | 신호 | 실제 매수 | 버려진 신호 |
|---|---|---|---|---|
| 시총 상위 150 | 179 | 5,299 | 1,061 | 80.0% |
| 상위 200 | 227 | 6,422 | 1,052 | 83.6% |
| 상위 250 | 278 | 7,204 | 1,130 | 84.3% |
| 상위 300 | 316 | 7,725 | 1,091 | 85.9% |
| 상위 350 | 357 | 8,176 | 1,109 | 86.4% |
| 상위 400 | 394 | 8,720 | 1,127 | 87.1% |
| 상위 500 | 465 | 9,738 | 1,116 | 88.5% |
동시 보유 8종목, 종목당 자산의 8분의 1을 배분한 경우. 신호가 왔을 때 빈 자리가 없으면 그 신호는 그냥 사라집니다.
후보를 세 배 가까이 넓혔는데 매수는 1,061건에서 1,116건으로 5% 늘었을 뿐입니다. 늘어난 신호는 전부 버려진 쪽으로 갔습니다. 버려지는 비율이 80%에서 88.5%로 올라간 게 그 결과입니다.
이유는 단순합니다. 자리가 여덟 개뿐이고, 한 번 사면 청산될 때까지 그 자리가 묶입니다. 신호가 아무리 많이 와도 계좌가 소화할 수 있는 총량은 자리 수와 평균 보유기간이 정합니다. 후보를 넓히는 것은 그 총량을 늘리지 않습니다.
더 불편한 결과가 있습니다. 후보를 넓히면 크게 오르는 종목도 같이 늘어납니다. 수익률 +100%를 넘긴 신호가 13건에서 33건으로 2.5배가 됐습니다. 그런데 실제로 그중 몇 건을 잡았는지 보면,
| 후보 범위 | +100% 신호 | 실제로 잡은 건수 | 포획률 |
|---|---|---|---|
| 시총 상위 150 | 13 | 4 | 31% |
| 상위 250 | 19 | 4 | 21% |
| 상위 300 | 22 | 5 | 23% |
| 상위 400 | 26 | 5 | 19% |
| 상위 500 | 33 | 4 | 12% |
기회는 2.5배가 됐는데 잡은 건수는 넷에서 넷, 그대로입니다. 포획률로 보면 31%에서 12%로 떨어졌습니다. 자리는 여덟 개인데 후보만 늘었으니 큰 종목이 올 확률 자체가 희석된 겁니다. 검색 범위를 넓히는 것은 좋은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내지만, 그 기회를 잡을 능력은 조금도 늘려주지 않습니다.
자리 수를 4개에서 40개까지 바꿔봤습니다. 후보 범위는 상위 300위로 고정했습니다.
| 동시 보유 | 실제 매수 | 버려진 신호 | +100% 포획 | 연 수익률 | 최대 낙폭 |
|---|---|---|---|---|---|
| 4종목 | 569 | 92.6% | 1 / 22 | +27.2% | −33.6% |
| 6종목 | 862 | 88.8% | 1 / 22 | +26.5% | −23.6% |
| 8종목 | 1,091 | 85.9% | 5 / 22 | +58.8% | −15.0% |
| 12종목 | 1,644 | 78.7% | 6 / 22 | +34.9% | −17.1% |
| 16종목 | 2,167 | 71.9% | 8 / 22 | +25.8% | −15.4% |
| 20종목 | 2,634 | 65.9% | 10 / 22 | +29.3% | −14.4% |
| 30종목 | 3,687 | 52.3% | 13 / 22 | +22.8% | −15.5% |
| 40종목 | 4,455 | 42.3% | 14 / 22 | +20.1% | −11.2% |
자리를 늘리면 큰 종목은 정직하게 더 잡힙니다. 4종목일 때 22건 중 1건이던 포획이 40종목에서는 14건이 됩니다. 낙폭도 −33.6%에서 −11.2%로 꾸준히 줄어듭니다.
그런데 수익률은 같이 오르지 않습니다. 자리가 늘수록 한 종목에 들어가는 돈이 줄어서, 크게 오른 종목을 잡아도 계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작아지기 때문입니다. 집중하면 낙폭만 커지고, 분산하면 수익이 밋밋해집니다. 이 표에서는 8~20종목 구간이 그나마 균형점입니다.
여기까지는 예상 범위입니다. 정작 결과를 가장 크게 바꾼 것은 후보 범위도 자리 수도 아니었습니다. 같은 시각에 신호가 여러 개 왔을 때 무엇부터 담을 것인가였습니다.
신호도 자리 수도 완전히 고정한 채, 순서 규칙만 세 가지로 바꿨습니다. 손절선까지의 거리가 가까운 것부터 담는 방식(위험 낮은순), 먼 것부터 담는 방식(위험 높은순), 그냥 먼저 온 순서대로 담는 방식입니다.
| 후보 범위 | 위험 낮은순 | 도착순 | 위험 높은순 |
|---|---|---|---|
| 시총 상위 150 | 1.34 | 1.02 | 0.38 |
| 상위 200 | 1.86 | 0.99 | 0.63 |
| 상위 250 | 1.45 | 0.70 | 0.04 |
| 상위 300 | 3.92 | 1.44 | 0.21 |
| 상위 350 | 1.99 | 0.68 | 0.42 |
| 상위 400 | 2.52 | 0.65 | 0.37 |
| 상위 500 | 1.73 | 0.50 | 0.26 |
숫자는 연 수익률을 최대 낙폭으로 나눈 값입니다. 1이면 한 해에 번 만큼 중간에 까먹었다는 뜻이고, 높을수록 덜 흔들리며 벌었다는 뜻입니다. 동시 보유 8종목 고정.
상위 300위 기준으로 보면 위험 낮은순은 연 +58.8%에 낙폭 −15.0%였고, 위험 높은순은 연 +6.2%에 낙폭 −29.9%였습니다. 신호도 같고 자리 수도 같은데, 무엇을 먼저 담느냐만으로 이만큼 갈렸습니다.
손절선이 가까운 자리를 고르면 틀렸을 때 잃는 돈이 작습니다. 이 전략은 승률이 20% 초반이라 대부분의 거래가 손실인데, 그 손실 단가가 낮으면 그물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고 그러다 큰 종목 하나가 걸립니다. 반대로 손절선이 먼 자리를 담으면 틀린 거래 몇 번에 자리와 자금이 함께 묶여 정작 좋은 신호가 왔을 때 살 수가 없습니다.
위 표에서 상위 300위의 3.92는 믿으면 안 되는 숫자입니다. 바로 옆인 상위 250위는 1.45, 상위 350위는 1.99입니다. 후보 범위를 50위 넓히거나 좁혔을 뿐인데 값이 절반으로 떨어집니다. 뾰족하게 솟은 봉우리는 실력이 아니라 우연입니다.
대신 순서는 믿을 만합니다. 일곱 개 후보 범위 전부에서 예외 없이 위험 낮은순 > 도착순 > 위험 높은순이었습니다. 수준은 흔들려도 방향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.
같은 이유로 자리 수 표의 8종목 +58.8%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. 그 성적의 상당 부분이 +100% 종목 다섯 건을 우연히 잡은 데서 나옵니다. 6종목일 때는 같은 22건 중 1건밖에 못 잡아 +26.5%에 그쳤습니다. 이 전략의 성적은 소수의 큰 종목을 잡았느냐에 지배되고, 그건 규칙이 아니라 운의 영역에 가깝습니다. 비슷한 구조를 신호 군집을 다룬 글과 국면 의존성을 다룬 글에서도 봤습니다.
slot_study.py. 거래 원장을 고정한 채 자금 배분 규칙만 바꿔 계산하므로, 표들 사이의 차이는 전부 배분 규칙에서만 나옵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