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볼린저 하단에서 사고 짧게 손절하면 어떻게 되는가 — 3,786번의 매매

2021.8 ~ 2026.8 · 코스피+코스닥 대형주 · 신호 24,692건 · 거래비용 왕복 0.25% + 손절 슬리피지 0.1% · 2026-08-27 작성 · 글 핀트릭스 운영팀

"주가가 볼린저밴드 하단을 벗어나면 매수하고, −3%에 손절, 상단에 닿으면 익절한다." 단기 스윙 매매법으로 가장 흔히 소개되는 규칙입니다. 평균회귀라는 그럴듯한 근거도 있고 진입과 청산 조건이 명확해 따라 하기도 쉽습니다. 이 규칙을 5년치 데이터에 그대로 넣고 10개 종목을 굴리는 계좌를 시뮬레이션했습니다. 최종 결과는 −91%였습니다.

검증한 규칙
  1. 매수 — 종가가 볼린저밴드(20일, 2σ) 하단 아래로 이탈하면 신호. 다음 날 시가에 매수
  2. 손절 — 진입가 대비 −3%에 도달하면 즉시 청산 (장중 저가 기준 판정)
  3. 익절 — 볼린저 상단에 도달하면 청산 (장중 고가 기준 판정)
  4. 만기 — 5거래일이 지나면 조건과 무관하게 시가 청산
  5. 대상 — 시가총액 5,000억 이상, 당일 거래대금 10억 이상인 종목

결과부터

5년간 이 조건에 해당하는 신호는 24,692건 발생했습니다. 거래당 성적은 이렇습니다.

항목결과
승률34.7%
거래당 평균 수익률−0.04%
거래당 중앙값−3.35%
손익비 (Profit Factor)0.98
평균 보유 기간2.8일
손절로 끝난 비율56%
익절로 끝난 비율3%
만기 청산 비율40%

여기에 자본 제약을 넣어야 실제 계좌에 가까워집니다. 신호가 아무리 많이 떠도 한 번에 10종목까지만 담을 수 있다고 두고 5년을 하루 단위로 굴렸습니다. 슬롯이 비어 있을 때만 새 신호를 받고 자리가 없으면 그날 신호는 버립니다.

3,786번의 매매, 최종 −91.2%. 연환산 −38.5%, 최대낙폭 −92.0%입니다. 같은 기간 코스피는 두 배 넘게 올랐습니다.

중요한 것은 이 숫자가 아니라 왜 그렇게 됐는가입니다. 규칙을 세 조각으로 나눠 하나씩 확인해 보면, 각 조각이 어떻게 기여했는지가 분명해집니다.

원인 1 — 익절 목표에 닿지 않는다

위 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익절 3%입니다. 상단에서 팔겠다고 정해놨지만 실제로 상단에 닿아서 팔린 거래는 100번 중 3번뿐이었습니다.

당연한 결과입니다. 볼린저 하단에서 상단까지는 밴드 폭 전체, 즉 표준편차의 4배 거리입니다. 하단을 이탈할 만큼 변동성이 커진 종목이 5거래일 안에 그 거리를 되돌아 올라오는 일은 드뭅니다. 익절 목표를 낮춰 보면 도달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볼 수 있습니다.

익절 목표목표 도달률승률평균손익비
볼린저 상단4%50.4%+0.44%1.18
중심선(20일선)21%52.1%+0.37%1.16
+5%39%56.7%+0.15%1.07
+3%58%65.7%+0.03%1.02
익절 없음(5일 보유)—50.2%+0.49%1.20

손절 없이 익절 조건만 바꿔 비교. 진입은 신호 다음 날 시가.

여기에 흥미로운 함정이 있습니다. 익절 목표를 낮출수록 승률은 올라가는데 평균 수익률은 떨어집니다. +3% 익절은 승률 65.7%로 표에서 가장 높지만 거래당 평균은 +0.03%로 가장 낮습니다. 이길 때 조금 벌고 질 때 크게 잃는 구조로 바뀌기 때문입니다.

승률만 내세우는 매매법 소개를 볼 때 확인해야 할 지점이 여기입니다. 승률은 익절 목표를 낮추기만 하면 얼마든지 올릴 수 있습니다. 승률과 손익비를 함께 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.

원인 2 — 손절이 절반 이상 발동한다

익절이 3%뿐인데 손절은 56%가 발동했습니다. 손절이 이 전략의 실질적인 청산 방식이었던 셈입니다. 손절선을 조여 보고 풀어 보면 방향이 한쪽으로 분명합니다.

손절선손절 발동률승률평균중앙값손익비
−2%68%27.2%−0.05%−2.35%0.97
−3%56%34.7%−0.04%−3.35%0.98
−5%37%43.1%+0.02%−1.08%1.01
손절 없음0%50.4%+0.44%+0.06%1.18

상단 익절·5일 만기는 동일하게 두고 손절선만 변경.

손절선을 조일수록 결과가 나빠집니다. 예외 구간이 없습니다. −2%에서 −5%로 풀 때마다 승률과 평균이 단조롭게 개선되고 아예 없앨 때 가장 좋습니다.

이유는 이 전략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나옵니다. 볼린저 하단 이탈은 이미 크게 떨어진 종목을 고르는 조건입니다. 변동성이 확대된 상태이므로 진입 직후 몇 퍼센트 더 흔들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 정상입니다. 평균회귀를 기대하고 들어갔는데 회귀가 시작되기 전의 정상적인 출렁임에 손절선이 먼저 걸립니다.

즉 여기서 손절은 위험을 줄이는 장치가 아니라 기대하던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자리를 뜨는 장치로 작동합니다. 5일 만기 청산이 이미 시간 손절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가격 손절은 그 위에 손실만 얹습니다.

다만 이것은 "손절이 언제나 나쁘다"는 뜻이 아닙니다. 추세추종처럼 진입 후 되돌림이 곧 신호 실패를 의미하는 전략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. 여기서 확인된 것은 평균회귀 전략과 타이트한 손절이 서로 상충한다는 것입니다.

원인 3 — 진입 시점을 바꿔도 소용없다

규칙이 나쁜 게 아니라 진입이 늦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. 진입 방식만 네 가지로 바꿔 봤습니다.

진입 방식승률평균중앙값손익비
신호일 종가에 즉시35.4%−0.06%−3.35%0.97
다음 날 시가34.7%−0.04%−3.35%0.98
이틀 뒤 시가35.5%−0.07%−3.35%0.97
하단 지정가 대기33.3%−0.23%−3.35%0.89

네 가지가 사실상 같습니다. 심지어 하단 지정가로 더 싸게 사려는 방식이 가장 나빴습니다. 더 싸게 잡히는 경우는 그만큼 더 강하게 밀리는 종목이라서 싸게 산 이득보다 이어지는 하락이 큽니다.

진입 타이밍을 다듬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. 규칙 자체에 수익의 원천이 없습니다.

손절을 빼면 살아나는가

손절이 문제라면 빼면 될 것 같습니다. 그런데 여기서 이 검증에서 가장 이상한 결과가 나옵니다.

규칙거래당 평균10슬롯 계좌 결과최대낙폭
−3% 손절 · 상단 익절−0.04%−91.2%−92.0%
무손절 · 중심선 익절+0.37%−66.2%−73.0%
무손절 · 5일 순수 보유+0.49%−58.9%−73.5%

손절을 없애자 거래당 평균은 −0.04%에서 +0.49%로 플러스 전환했습니다. 그런데 같은 규칙으로 굴린 계좌는 여전히 −58.9%입니다.

거래마다 평균적으로 이득을 보는데 계좌는 반토막 넘게 줄어드는 상황입니다. 거래비용을 이미 반영한 숫자이므로 비용 때문도 아닙니다. 이것은 계산 실수가 아니라 백테스트의 '거래당 평균'이라는 지표 자체가 가진 구조적 결함 때문입니다.

이 부분은 볼린저 전략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백테스트를 읽을 때 알아야 하는 내용이라 별도의 글로 다룹니다.

참고 — 조건을 바꿔봐도

같은 구조로 다른 조건들도 확인했습니다.

변형계좌 결과연환산거래 수
중소형주 대상 · −3% 손절−98.3%−55.8%4,890
RSI(2) < 10 진입 · 무손절−96.9%−50.1%3,735
대형주 · 이틀 뒤 진입 · −3% 손절−86.2%−32.8%3,634

중소형주로 바꾸면 더 나빠집니다. 진입 신호를 RSI 과매도로 바꿔도 마찬가지입니다. 단기 과매도 자체를 매수 규칙으로 삼는 접근이 이 기간에는 통하지 않았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.

이 검증의 한계

정리

볼린저 하단 매수는 그 자체로 무의미한 신호는 아니었습니다. 손절 없이 5일 보유했을 때 거래당 평균은 플러스였습니다. 문제는 그 위에 얹은 것들이었습니다.

매매 규칙을 소개하는 자료를 볼 때 확인해 볼 만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. 익절 목표에 실제로 몇 퍼센트나 도달하는지, 손절이 몇 퍼센트나 발동하는지, 그리고 거래당 평균이 아니라 자본이 제한된 계좌로 돌렸을 때 어떻게 되는지. 이 세 숫자가 빠진 승률은 대체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.

검증 방법
이 글의 기준과 정정
글의 수치는 머리말과 검증 조건에 적은 기간·표본·비용 가정으로 핀트릭스가 직접 계산한 결과입니다. 계산 규칙과 작성 원칙은 편집·검증 원칙에 공개합니다. 숫자나 서술에서 오류를 발견하시면 문의로 알려주세요. 확인되면 본문을 고치고 이 자리에 수정일과 수정 내용을 남깁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