리서치 › 단기 스윙
"주가가 볼린저밴드 하단을 벗어나면 매수하고, −3%에 손절, 상단에 닿으면 익절한다." 단기 스윙 매매법으로 가장 흔히 소개되는 규칙입니다. 평균회귀라는 그럴듯한 근거도 있고 진입과 청산 조건이 명확해 따라 하기도 쉽습니다. 이 규칙을 5년치 데이터에 그대로 넣고 10개 종목을 굴리는 계좌를 시뮬레이션했습니다. 최종 결과는 −91%였습니다.
5년간 이 조건에 해당하는 신호는 24,692건 발생했습니다. 거래당 성적은 이렇습니다.
| 항목 | 결과 |
|---|---|
| 승률 | 34.7% |
| 거래당 평균 수익률 | −0.04% |
| 거래당 중앙값 | −3.35% |
| 손익비 (Profit Factor) | 0.98 |
| 평균 보유 기간 | 2.8일 |
| 손절로 끝난 비율 | 56% |
| 익절로 끝난 비율 | 3% |
| 만기 청산 비율 | 40% |
여기에 자본 제약을 넣어야 실제 계좌에 가까워집니다. 신호가 아무리 많이 떠도 한 번에 10종목까지만 담을 수 있다고 두고 5년을 하루 단위로 굴렸습니다. 슬롯이 비어 있을 때만 새 신호를 받고 자리가 없으면 그날 신호는 버립니다.
3,786번의 매매, 최종 −91.2%. 연환산 −38.5%, 최대낙폭 −92.0%입니다. 같은 기간 코스피는 두 배 넘게 올랐습니다.
중요한 것은 이 숫자가 아니라 왜 그렇게 됐는가입니다. 규칙을 세 조각으로 나눠 하나씩 확인해 보면, 각 조각이 어떻게 기여했는지가 분명해집니다.
위 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익절 3%입니다. 상단에서 팔겠다고 정해놨지만 실제로 상단에 닿아서 팔린 거래는 100번 중 3번뿐이었습니다.
당연한 결과입니다. 볼린저 하단에서 상단까지는 밴드 폭 전체, 즉 표준편차의 4배 거리입니다. 하단을 이탈할 만큼 변동성이 커진 종목이 5거래일 안에 그 거리를 되돌아 올라오는 일은 드뭅니다. 익절 목표를 낮춰 보면 도달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볼 수 있습니다.
| 익절 목표 | 목표 도달률 | 승률 | 평균 | 손익비 |
|---|---|---|---|---|
| 볼린저 상단 | 4% | 50.4% | +0.44% | 1.18 |
| 중심선(20일선) | 21% | 52.1% | +0.37% | 1.16 |
| +5% | 39% | 56.7% | +0.15% | 1.07 |
| +3% | 58% | 65.7% | +0.03% | 1.02 |
| 익절 없음(5일 보유) | — | 50.2% | +0.49% | 1.20 |
손절 없이 익절 조건만 바꿔 비교. 진입은 신호 다음 날 시가.
여기에 흥미로운 함정이 있습니다. 익절 목표를 낮출수록 승률은 올라가는데 평균 수익률은 떨어집니다. +3% 익절은 승률 65.7%로 표에서 가장 높지만 거래당 평균은 +0.03%로 가장 낮습니다. 이길 때 조금 벌고 질 때 크게 잃는 구조로 바뀌기 때문입니다.
승률만 내세우는 매매법 소개를 볼 때 확인해야 할 지점이 여기입니다. 승률은 익절 목표를 낮추기만 하면 얼마든지 올릴 수 있습니다. 승률과 손익비를 함께 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.
익절이 3%뿐인데 손절은 56%가 발동했습니다. 손절이 이 전략의 실질적인 청산 방식이었던 셈입니다. 손절선을 조여 보고 풀어 보면 방향이 한쪽으로 분명합니다.
| 손절선 | 손절 발동률 | 승률 | 평균 | 중앙값 | 손익비 |
|---|---|---|---|---|---|
| −2% | 68% | 27.2% | −0.05% | −2.35% | 0.97 |
| −3% | 56% | 34.7% | −0.04% | −3.35% | 0.98 |
| −5% | 37% | 43.1% | +0.02% | −1.08% | 1.01 |
| 손절 없음 | 0% | 50.4% | +0.44% | +0.06% | 1.18 |
상단 익절·5일 만기는 동일하게 두고 손절선만 변경.
손절선을 조일수록 결과가 나빠집니다. 예외 구간이 없습니다. −2%에서 −5%로 풀 때마다 승률과 평균이 단조롭게 개선되고 아예 없앨 때 가장 좋습니다.
이유는 이 전략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나옵니다. 볼린저 하단 이탈은 이미 크게 떨어진 종목을 고르는 조건입니다. 변동성이 확대된 상태이므로 진입 직후 몇 퍼센트 더 흔들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 정상입니다. 평균회귀를 기대하고 들어갔는데 회귀가 시작되기 전의 정상적인 출렁임에 손절선이 먼저 걸립니다.
즉 여기서 손절은 위험을 줄이는 장치가 아니라 기대하던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자리를 뜨는 장치로 작동합니다. 5일 만기 청산이 이미 시간 손절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가격 손절은 그 위에 손실만 얹습니다.
다만 이것은 "손절이 언제나 나쁘다"는 뜻이 아닙니다. 추세추종처럼 진입 후 되돌림이 곧 신호 실패를 의미하는 전략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. 여기서 확인된 것은 평균회귀 전략과 타이트한 손절이 서로 상충한다는 것입니다.
규칙이 나쁜 게 아니라 진입이 늦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. 진입 방식만 네 가지로 바꿔 봤습니다.
| 진입 방식 | 승률 | 평균 | 중앙값 | 손익비 |
|---|---|---|---|---|
| 신호일 종가에 즉시 | 35.4% | −0.06% | −3.35% | 0.97 |
| 다음 날 시가 | 34.7% | −0.04% | −3.35% | 0.98 |
| 이틀 뒤 시가 | 35.5% | −0.07% | −3.35% | 0.97 |
| 하단 지정가 대기 | 33.3% | −0.23% | −3.35% | 0.89 |
네 가지가 사실상 같습니다. 심지어 하단 지정가로 더 싸게 사려는 방식이 가장 나빴습니다. 더 싸게 잡히는 경우는 그만큼 더 강하게 밀리는 종목이라서 싸게 산 이득보다 이어지는 하락이 큽니다.
진입 타이밍을 다듬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. 규칙 자체에 수익의 원천이 없습니다.
손절이 문제라면 빼면 될 것 같습니다. 그런데 여기서 이 검증에서 가장 이상한 결과가 나옵니다.
| 규칙 | 거래당 평균 | 10슬롯 계좌 결과 | 최대낙폭 |
|---|---|---|---|
| −3% 손절 · 상단 익절 | −0.04% | −91.2% | −92.0% |
| 무손절 · 중심선 익절 | +0.37% | −66.2% | −73.0% |
| 무손절 · 5일 순수 보유 | +0.49% | −58.9% | −73.5% |
손절을 없애자 거래당 평균은 −0.04%에서 +0.49%로 플러스 전환했습니다. 그런데 같은 규칙으로 굴린 계좌는 여전히 −58.9%입니다.
거래마다 평균적으로 이득을 보는데 계좌는 반토막 넘게 줄어드는 상황입니다. 거래비용을 이미 반영한 숫자이므로 비용 때문도 아닙니다. 이것은 계산 실수가 아니라 백테스트의 '거래당 평균'이라는 지표 자체가 가진 구조적 결함 때문입니다.
이 부분은 볼린저 전략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백테스트를 읽을 때 알아야 하는 내용이라 별도의 글로 다룹니다.
전체 거래의 28%가 단 48일에 몰려 있었습니다. 슬롯 수만 바꿔도 결과가 뒤집히는 이유를 분해했습니다.
같은 구조로 다른 조건들도 확인했습니다.
| 변형 | 계좌 결과 | 연환산 | 거래 수 |
|---|---|---|---|
| 중소형주 대상 · −3% 손절 | −98.3% | −55.8% | 4,890 |
| RSI(2) < 10 진입 · 무손절 | −96.9% | −50.1% | 3,735 |
| 대형주 · 이틀 뒤 진입 · −3% 손절 | −86.2% | −32.8% | 3,634 |
중소형주로 바꾸면 더 나빠집니다. 진입 신호를 RSI 과매도로 바꿔도 마찬가지입니다. 단기 과매도 자체를 매수 규칙으로 삼는 접근이 이 기간에는 통하지 않았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.
볼린저 하단 매수는 그 자체로 무의미한 신호는 아니었습니다. 손절 없이 5일 보유했을 때 거래당 평균은 플러스였습니다. 문제는 그 위에 얹은 것들이었습니다.
매매 규칙을 소개하는 자료를 볼 때 확인해 볼 만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. 익절 목표에 실제로 몇 퍼센트나 도달하는지, 손절이 몇 퍼센트나 발동하는지, 그리고 거래당 평균이 아니라 자본이 제한된 계좌로 돌렸을 때 어떻게 되는지. 이 세 숫자가 빠진 승률은 대체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.